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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

오늘의 사자성어, '가동가서'에 대해 알아보자.

by OK2BU 2025. 6. 4.

무엇이 삶을 방황하게 만드는가?

우리는 인생을 살며 어떤 순간엔 목표가 분명하고 길이 뚜렷하지만, 또 다른 순간에는 방황하고 흔들리는 시기를 겪는다. 마치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거리를 동쪽으로, 또 서쪽으로 서성이는 모습처럼 말이다. 바로 이러한 인간사의 방황과 무목적성을 표현한 사자성어가 **‘가동가서(街東街西)’**이다.

이 글에서는 ‘가동가서’의 어의적 해석에서 출발하여, 역사적 배경, 문학적·철학적 의미, 현대 사회에서의 적용과 교훈까지 다각도로 분석하고자 한다. 고전과 현대를 잇는 통찰을 통해, 이 사자성어가 오늘날 우리 삶에 주는 함의를 깊이 있게 조명해보겠다.


사자성어 ‘가동가서’의 어의적 해석

한자 구성의 의미

  • 街(거리 가):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의 거리, 대로
  • 東(동녘 동): 동쪽
  • 西(서녘 서): 서쪽

‘가동가서’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거리의 동쪽과 서쪽”**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 표현이 상징하는 것은 단순한 방향이 아니라, 방향 없이 이리저리 떠도는 모습이다.

즉, 가동가서는 일정한 목적 없이 이 거리 저 거리를 배회하는 행태를 의미하며, 그 속에는 혼란, 방황, 무질서, 무목적성 같은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

유래와 고사

‘가동가서’는 명확한 고전 속 고사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고대 중국 한문 문학 및 회화적 표현 속에서 사용되던 일상 어구에서 발전한 사자성어다. 특히 도연명이나 이백 등의 시에서 이와 유사한 표현이 자주 등장하며, 방황과 부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자주 활용되었다.

예를 들어, “나는 오늘도 거리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무심히 발길을 옮긴다”는 문장은 당시 문인들이 삶의 허무, 유랑자의 정서, 세상과의 단절을 나타낼 때 즐겨 쓰던 문구였다.


문학과 철학에서 본 ‘가동가서’

방황의 미학과 고독

문학에서 ‘가동가서’는 흔히 삶의 무게에서 벗어난 한 인간이 길을 잃고 떠도는 상태를 나타낸다. 이는 단순한 실향민이나 유랑자의 모습이 아니라, **정신적·철학적 의미에서의 부유(浮游)**를 지칭하는 것이다.

  • 도연명: 귀거래사에서 세속을 떠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내포된 방황
  • 이백: 자유로운 시혼(詩魂)으로 세상 경계를 넘나들며 존재를 유영하는 모습

‘가동가서’는 이처럼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한 방황으로 해석되기도 하며, 이는 단순히 부정적인 개념이 아닌 존재론적 성찰의 과정일 수 있다.

노장사상과의 관련성

노자와 장자의 철학에서 핵심은 고정된 가치나 질서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이다. ‘가동가서’는 목적지 없는 유람, 비구속적 존재 방식을 은유하기에 이들의 철학과도 연결된다.

장자의 『소요유』에 나오는 “붕새는 바람을 타고 천천히 날아다닌다”는 구절처럼, ‘가동가서’는 세상의 틀을 벗어난 존재의 자유를 암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 자유가 방향 잃은 혼란으로 전락할 위험성도 지닌다.


역사 속 방황의 인물들과 ‘가동가서’

방황한 지식인들

조선시대 사대부 중에서도 시대의 부조리와 충돌하며 ‘가동가서’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정약용, 박제가, 허균 등이 그러했다.

그들은 체제 속에서 정체성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며 자신의 자리를 잃고 부유한 시기를 겪었으며, 이 시기 속에서 그들은 많은 철학적 사유와 문학적 업적을 남겼다. 이들의 생은 외적 부유 속의 내적 정립이라는 점에서 ‘가동가서’적 삶이 역설적으로 창조성을 불러오는 경우도 있음을 보여준다.

유배와 유랑

역사 속에서 많은 이들이 정치적 실각, 국외 추방, 유배 등의 이유로 방랑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들은 원치 않게 ‘가동가서’의 인생을 살게 되었고, 그 속에서 철학적 성찰과 인간 본연의 고뇌를 남기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고려의 이규보, 조선의 윤선도, 일본의 마쓰오 바쇼 등이 있다.


현대 사회 속의 ‘가동가서’

정보화 시대의 방향 상실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수많은 정보의 바다 속을 떠다니고 있다. 이 시대의 개인은 끊임없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다양한 선택지 앞에 서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선택지는 결국 방향 상실과 피로감을 낳는다.

‘가동가서’는 이처럼 과잉정보와 자기 상실의 시대에 주는 경고가 된다. 목적 없는 클릭, 무의미한 이동, 가벼운 소비… 이것들이 반복될수록 인간은 내면의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된다.

경력 단절과 진로의 유예

현대 사회에서 진로와 직업에 대해 방향을 찾지 못한 사람들, 혹은 커리어가 단절된 이들은 종종 ‘가동가서’ 상태에 놓인다. 이러한 상태는 청년층, 경력단절 여성, 조기퇴직 중년층 등 다양한 사회 계층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이 시기는 성찰과 재구성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가동가서’는 일시적 방황일 뿐, 그것이 완전한 실패는 아니다.


삶의 교훈: 중심을 잃었을 때 필요한 것

목적 없는 삶과의 대면

‘가동가서’의 상태는 피해야 할 위험만은 아니다. 때때로 우리는 의도적으로 방황할 필요도 있다. 모든 길이 너무 분명한 삶은, 오히려 사고의 경직을 낳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을 다시 설정할 때 자기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무작정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 잠시 멈추고 왜 방황했는지를 묻는 것

이 질문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가동가서’를 벗어나는 시작이다.

내면의 나침반 세우기

‘가동가서’는 외적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내면의 방향을 잃은 상태를 상징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 스스로의 가치관, 철학, 삶의 목표에 대한 명확한 재정립이 필요하다. 삶의 나침반이 세워질 때, 우리는 다시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맺으며: 방황은 곧 여정이기도 하다

사자성어 ‘가동가서(街東街西)’는 단순히 거리의 이쪽저쪽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목적 없이 떠도는 삶, 혹은 방향을 잃고 흔들리는 존재를 상징하는 은유다. 그러나 이 방황의 시기는 삶의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의 준비기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가동가서’의 상태를 부정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는,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려는 노력이다. 그렇게 우리는 결국 방황의 끝에서 자신만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


당신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혹시 지금 ‘가동가서’ 중이라면, 잠시 멈춰 내면의 나침반을 다시 맞춰보자. 그 방향은 어쩌면,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