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의 길, 유혹의 본능을 이겨내고 파트너로 거듭나다.

안대를 쓰고 어둠의 세계에 발을 딛는다. 왼손으로 앞을 향해 뻗으면 무릎 근처에서 안내견 '지니'의 머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목덜미에서부터 등을 따라 내려가 손이 하네스를 잡는다. "앞으로!" 라고 외치자 장애물을 피해 나아간다. 계단이 나타나면 잠시 멈추고 다시 출발 지점을 찾게끔 지니가 나를 안내해줍니다. 처음에는 불안함에 주춤거리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속도가 높아진다. 1년간의 퍼피워킹과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의 6~8개월의 훈련 끝에, '지니'와 함께 걷게 된 것입니다.

 

안내견과 함께 하는 이 멋진 여정을 이기고 헤쳐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도전입니다.

 

그러나 안내견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훈련 중에서도 온전한 안내견이 자라는 비율은 35%에 불과합니다. 최적의 성격과 건강 상태를 가진 부모견들에서 나온 후보군 안에서도 10마리 중 3~4마리만이 실제로 안내견이 됩니다. 그렇다면 안내견이 되기 위해 어떤 훈련을 받는 것일까요? 또, 이 훈련법 중에서 우리 일반 가정의 반려견에게 적용할 만한 내용은 무엇일까요? 1993년에 안내견 학교가 설립된 이후 30년 동안 안내견을 양성한 훈련사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안내견 학교에는 약 6명의 훈련사가 20마리의 안내견을 훈련시키고 관리합니다. 각 안내견은 개별적인 방에 배치되며, 두 개의 방은 하나의 거실로 연결돼 있습니다. 거실을 지나면 개들이 서로 마주칠 수 있는 마당으로 이어집니다. 매일 약 30분에서 1시간 동안 야외에서 개별 훈련을 받고, 나머지 시간은 견사 내부에서 개들끼리 지내게 됩니다.

 

평가 절차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기 평가에서는 건강, 품행, 성격, 업무 수행 능력 등 네 가지 영역에서 각 개체의 특성을 평가하고 훈련 방향을 결정합니다. 훈련이 시작된 후 3개월 정도 지난 중간 평가에서는 '직선 보행'과 같은 기본적인 명령을 평가하고, '둔덕 훈련', '목적지 보행'과 같은 더 복잡한 훈련도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최종 평가는 시내에서 진행됩니다. '차도 왼쪽 보행'과 같이 길을 걸어가는 능력을 시험하고, '유혹 훈련'에서는 자극적인 냄새가 풍기는 시장에서도 길을 정확히 찾을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합니다. 또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편의 시설을 활용하고 복잡한 장애물을 피하는 능력도 최종 평가에 포함됩니다.

 

최종 평가를 통과한 안내견은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면담을 가집니다. 이 과정에서 2주 동안은 안내견 학교 내부의 숙소에서, 그 다음 2주 동안은 파트너의 자택에서 합숙하며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그 후, 안내견은 7~8년 동안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제 당신은 안내견의 훈련과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안내견과 함께 하는 이 멋진 여정을 이기고 헤쳐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도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