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물이 인기를 얻는 이유에 대하여.

현재 드라마나 소설에서 '회귀물'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는 인생을 되돌아보고, 예전의 시점으로 돌아가 실패를 극복하거나 자신의 삶을 망치게 한 적에 복수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인생을 두 번 산다는 점에서 '빙의'나 '환생'과도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복수 판타지가 유행하는 사회는 위험합니다. 권력자의 행위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현실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더 나아가 다른 삶을 꿈꾸어야 할 정도로 치솟을 정도입니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사회적인 좌절감이 회귀물을 수용하는 심리적 기반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바라는 삶을 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절망적인 시각이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것입니다. 이런 주인공들은 대개 힘들게 헤쳐나가며 행복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괴물들로 가득 찬 종말의 세계에서 그들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첫 번째 생에서 주인공의 꿈을 빼앗은 인물이나 권력은 두 번째 생에서 복수의 대상이 됩니다. 작품 속 한국은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능력주의가 우세한 신귀족주의 국가로 묘사됩니다. 강자들은 돈과 폭력을 동원해 법을 무시하고 약자를 괴롭히며 노예처럼 다룹니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는 현실을 재구성하여 이들을 파멸로 몰아넣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복수를 통해 부당한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무너진 질서를 회복하고 어그러진 정의를 되찾습니다. 복수의 존재는 개인과 사회의 안녕, 긍지, 명예, 자존감 등을 위협하는 어려움을 억제합니다.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복수의 집행이 법과 공권력에 위임됩니다. 그러나 법과 질서가 흔들릴 때, 우리는 복수 이야기에 매료됩니다. 규칙을 어겨서라도 보복을 통해 죄악을 응징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복수자에게 기꺼이 박수를 보냅니다. 복수는 끈기 있고 끈질기며, 강력한 힘입니다. 권력과 부와도 맞서 싸울 수 있습니다. 수많은 원귀 이야기는 복수가 죽음을 넘어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원한을 이길 수 없는 이들은 회귀나 환생을 통해라도 반드시 복수를 달성하려 합니다.

 

복수 판타지가 유행하는 사회는 위험합니다. 권력자의 행위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현실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더 나아가 다른 삶을 꿈꾸어야 할 정도로 치솟을 정도입니다. 복수 감정이 넘쳐나는 세상은 범죄를 억제하고 단죄하는 기능을 상실한 사회를 반영합니다. 동시에 이는 정의와 화해의 회복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보여줍니다. 불의를 일으키는 사회적 요인을 없애고, 우리를 나누는 것이 아닌 하나로 묶는 노력이 더욱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