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방법.

반려동물의 시간은 사람보다 빨리 흐릅니다. 함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반려동물은 나보다 먼저 죽음에 다가가게 됩니다. 그동안 함께한 모든 순간들이 소중하게 떠오릅니다. 반려동물은 나에게 있어 세상 전부입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이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그 마지막 순간을 정성스레 보내주고, 충분한 애도를 표하는 것이 그 중요한 하나입니다.

 

반려동물이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을 때 잘 보내줄 책임이 있다. 시신을 잘 수습하고 충분히 애도하는 게 그중 하나다.

 

보호자로서 우리는 종종 반려동물의 죽음을 직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의학적으로 유의미한 신호들이 있습니다. 식사나 음료를 거부하거나, 찾기 어려운 곳에 숨는다거나, 움직임이 없이 옆으로 눕는다거나, 입으로 가쁘게 숨을 쉰다면 (개구호흡), 눈의 초점이 흐려진다면, 호흡과 맥박이 약해진다면, 기운이 없어진다면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려견의 경우 더불어 작은 울음소리를 내거나, 가만히 누워있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마지막을 맞이할 자신이 있는 곳으로 숨어들기 때문에 찾기 어려운 곳에 숨을 수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임종을 맞이하기 가장 좋은 곳은 바로 '집'입니다. 집에서 평생을 보낸 만큼 그곳이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곳입니다. 반려동물의 담당 수의사와 충분한 상의를 거친 후, 만약 반려동물이 호스피스 상태라면 그를 집으로 데려가 임종을 준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임종의 순간, 반려동물을 부드럽게 안고 눈을 마주하며, 사랑한다고 속삭여주길 권합니다.

 

만약 반려동물이 숨을 거두었다면, 사망을 확인하고 사후 기초 수습을 시작해야 합니다. 먼저 반려동물이 여전히 숨을 쉬고 있는지, 맥박이 남아있는지 확인합니다. 반려동물 다리 뒷부분 (사타구니 안)에 맥박이 뛰는 부위가 있으므로, 그곳을 손으로 느껴보세요. 체구가 작은 반려동물은 호흡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실이나 머리카락 한 가닥을 코 앞에 대고, 날숨에 따라 흔들리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반려동물도 사망하면 생전과 모습이 달라집니다. 이 사실을 미리 알지 않으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사망하면 입이 서서히 벌어지고, 그 사이로 혀가 나올 것입니다. 이후 사후 경직이 진행되면 다시 입이 닫히며 혀를 물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사망 후 입에서 피를 흘린다고 연락하는 보호자들이 많은데, 이는 사후 경직이 진행되며 혀를 물어서 그렇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입 안쪽으로 혀를 넣어주고, 윗니와 거즈나 물티슈를 아랫니 사이에 끼워 놓는 것이 좋습니다.

 

장례식장으로 가기 전까지 반려동물의 몸을 어떻게 보존해야 할까요? 넓고 폭신한 담요를 펴고 시신을 눕힌 후, 수건을 두 번 정도 접어 반려동물의 목에 베게처럼 놓아주세요. 사후에 입과 코에서 분비물과 체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목에 베게를 놓아주고, 대소변이 흐를 것을 대비해 몸 아랫부분에 배변 패드를 깔아주세요. 날씨가 더울 때는 반려동물을 눕힌 담요 아래에 아이스 팩을 넣어주세요. 5~7시간마다 교체하여 온도를 낮춰주세요. 이렇게 하면 반려동물의 시신을 최대한 좋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